결혼한 한 부인이 단칸방에서 벗어나는 소망을 품고, 남편과 맞벌이를 하면서 열심히 돈을 모았습니다. 결혼 3년 만에 방 두 칸짜리 전세방을 얻었습니다. 또 열심히 일을 했고, 알뜰하게 살림을 살았습니다. 그렇게 한 지 10년 만에 연립 주택을 마련했습니다. 처음으로 장만한 내 집에 이사했을 때 너무 기뻐서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꿈인지 생시인지 황홀했습니다. 얼마 되지 않아 근처의 고층 아파트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곳에 사는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했습니다. 어떻게든 저 아파트에 들어가리라는 소망이 생겼습니다. 부부는 먹을 것, 입을 것 줄여가면서 돈을 모았습니다. 죽을 둥 살 둥 살았습니다. 그런 끝에 방 3개, 화장실 1개의 아파트를 구입해 들어갔습니다. 며칠 지나 고등학교 동창의 집들이에 초대받아 갔습니다. 그 집에는 화장실이 두 개 딸린 아파트였습니다. 부인은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화장실이 두 개 딸린 아파트를 소유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부부는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화장실 두 개 딸린 아파트를 소망하면서 일했습니다. 5년 고생 끝에 화장실 두 개 딸린 아파트를 계약하고 입주 날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소화가 잘 안 되어 약을 먹어도 별로 효과가 없어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습니다. 의사가 큰 병원으로 가라 해서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더니, 암 4기로 판명되었습니다. 부인은 그토록 꿈꾸던 화장실 2개 딸린 아파트에 들어가 보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쏜살같이 이르게 될 삶의 종착역에서 하나님 앞에 설 때 내가 갖고 있는 이 세상에 대한 소망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미국에 살면서 지인들로부터 가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 듣습니다. 자신의 건강을 장담하면서 66세 또는 67세에 소셜 시큐리티 연금(Social Security Benefit)을 받고자 기다리다가 암, 뇌졸중, 패혈증, 심장마비 등을 갑작스럽게 만나거나 또는 사고로 그전에 별세했다는 겁니다. 살다 보면 어찌 될지 모르니 만기 때보다 적은 금액이라도 62세 때부터 소셜 시큐리티 연금을 받을 거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 세상에서의 삶을 한바탕의 봄 꿈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의 일장춘몽(一場春夢)이란 말에 빗댈 수 있습니다. 살아보니 어떻습니까? 적게는 30대, 40대, 좀 더 많게는 50대, 60대, 70대, 80대에 이른 나의 삶의 세월이 그야말로 한바탕의 봄 꿈이었음을 너무나도 생생하게 절감하지 않습니까?
시편 저자의 고백입니다. “4 여호와여 나의 종말과 연한이 언제까지인지 알게 하사 내가 나의 연약함을 알게 하소서 5 주께서 나의 날을 한 뼘 길이만큼 되게 하시매 나의 일생이 주 앞에는 없는 것 같사오니 사람은 그가 든든히 서 있는 때에도 진실로 모두가 허사뿐이니이다 6 진실로 각 사람은 그림자 같이 다니고 헛된 일로 소란하며 재물을 쌓으나 누가 거둘는지 알지 못하나이다 7 주여 이제 내가 무엇을 바라리요 나의 소망은 주께 있나이다”(시 39:4~6). “3 귀인들을 의지하지 말며 도울 힘이 없는 인생도 의지하지 말지니 4 그의 호흡이 끊어지면 흙으로 돌아가서 당일에 그 도모가 소멸하리로다 5 야곱의 하나님으로 자기 도움을 삼으며 여호와 자기 하나님에게 그 소망을 두는 자는 복이 있도다”(시 146:3~5).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이 세상에 사는 동안만 유효합니다. 이 세상을 향한 소망은 호흡이 끊어짐과 동시에 사라집니다. 하나님께서 오늘 밤이라도 부르시면 쌓아놓았던 사랑하는 가족과 재물과 능력과 학식과 명성과 권력 등 모든 것을 놔두고 떠나야만 합니다. 하나님께 소망을 두어야 할 이유가 일시적이지 아니하고 영원하기 때문입니다.
“42 죽은 자의 부활도 그와 같으니 썩을 것으로 심고 썩지 아니할 것으로 다시 살아나며 43 욕된 것으로 심고 영광스러운 것으로 다시 살아나며 약한 것으로 심고 강한 것으로 다시 살아나며 44 육의 몸으로 심고 신령한 몸으로 다시 살아나나니”(고전 15:42b~44a). 부활의 신비를 말해주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또 다른 말씀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 저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적질도 못하느니라”(마 6:20).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는 말씀은 재물, 시간, 재능 등을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하나님의 기쁨과 영광을 위해 쓰라, 의롭고 선한 일에 쓰라는 말씀입니다. 하늘은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가리킵니다. 재물, 시간, 재능 등이 이 세상의 것이고, 일시적인 것이지만 그것들을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하나님의 기쁨과 영광을 위해 쓸 때, 의롭고 선한 일에 쓸 때 그렇게 하는 것은 하늘 곧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보관하는 것이 되고, 이 세상처럼 좀 쓸거나 녹이 쓰거나 하지 않고, 그 누구도 손댈 수 없게 되고, 썩지 아니할 것, 영광스러운 것, 강한 것, 신령한 것으로 바뀌어 영원히 보존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소망을 둔 사람의 삶이 어떠해야 함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실수가 없으신 분이시오, 모든 것을 합력하여 최고의 선을 이루시는 분이십니다. 그렇기에 하나님만이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분이시오 완전한 소망처,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소망처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