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아버지가 두 아들과 함께 공원을 한가롭게 산책하고 있었습니다. 공원 안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많이 피어있었습니다. 서로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면서 산책하고 있는데 갑자기 벌 한 마리가 날아왔습니다. 벌은 큰아이의 얼굴 주변을 맴돌면서 윙윙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큰아이는 무심결에 손을 들어 벌을 떨쳐내려 했습니다. 깜짝 놀란 벌은 갑자기 큰아이의 팔에 침을 쏘았습니다. 큰아이는 퉁퉁 부어오른 팔을 손으로 쥐고서 아프다고 아우성쳤습니다. 그런데도 벌은 성에 차지 않았는지 이번엔 작은 아이 주변을 어른거렸습니다. 작은 아이는 지레 겁을 먹고 아빠 뒤에 숨어 "아빠, 살려주세요."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아빠는 "이미 저 벌은 네 형을 쏘았기 때문에 더는 침이 없으니 너를 쏘려고 해도 쏠 수가 없어. 그러니 겁내지 마렴." 하고 말해주었습니다.
죄의 침은 사망, 곧 죽음입니다. 그러나 죄는 그 무서운 침을 이미 쏘아버렸습니다. 십자가에 달린 예수 그리스도를 향해 침을 쏘아 예수님을 죽게 했습니다. 죄는 그렇게 사망의 침을 이미 쏘아버렸기 때문에 더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나를 사망의 침으로 쏠 수 없습니다. 나는 예수님의 희생을 통해 사망에서 새 생명으로, 또 영원한 생명으로 옮겨졌습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뿐인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나를 살리기 위해 내어주셨으며, 문제 많고, 죄 많고, 이기주의자인 나를 자녀 삼아 주셨습니다. 늘 필요한 모든 것들을 공급해 주십니다. 나는 그렇게 하나님께로부터, 예수님께로부터 엄청난 사랑과 은혜의 빚을 진 채무자입니다.
그리스도인들, 곧 성도들 가운데, 스스로 그리스도인이라 자부하지만 사실은 그리스도인이라 볼 수 없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교회에 다니면 흔히 예수 믿는 사람으로 표현합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근본적인 변화를 경험함으로 지옥에서 천국으로, 이 세상에 속한 사람에서 하늘에 속한 사람으로, 육에 속한 사람에서 영에 속한 사람으로 소속이 완전히 바뀐 존재가 될 때 진정으로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란 예수 그리스도께 속한 사람을 가리킵니다. 성품과 말과 행동이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다스림 하에서 사는 사람입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은 육의 일이 아닌 영의 일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살아갑니다.
“너희가 어찌하여 양식 아닌 것을 위하여 은을 달아 주며 배부르게 못할 것을 위하여 수고하느냐”(사 55:2). 육신적으로나 세상적으로 살만하다고 해서 결코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육신이 아무리 많은 것을 소유하고, 건강하고, 능력 있고, 경험 많고, 현재의 삶이 편안하다 할지라도 영이 죽어있으면 죽은 사람이요, 영이 살아 있어야 살아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영의 일을 생각하고 영의 일을 따른다는 것’(롬 8:5~6)은 육신만을 위해 살고, 육신만을 만족시키는 육신 중심의 삶에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하나님 중심의 삶으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많은 성도에게 있어서 발견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물질의 복을 주시면, 그 이후엔 하나님을 더욱 잘 믿고, 영적인 삶에 집중해야 하는데, 오히려 물질에 풍덩 빠져, 신앙이 흐트러지고, 하나님과 멀어지거나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살아간다는 데 있습니다. 즉 주신 복에만 매달리고, 정작 복의 근원이시오 주인이신 하나님을 잊어버립니다. 주신 복을 갖고서 하나님과 더 친밀해지고, 더 하나님의 뜻을 받들고, 하나님의 큰 기쁨이 될 때 승승장구(乘勝長驅)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복이 넘치게 되는 법입니다.
거듭난 사람의 증표는 내 감정, 내 생각, 내 판단, 내 선택, 내 경험, 내 능력, 내 물질 등 내게 있는 모든 것들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는 모습, 하나님께서 내 삶을 마음껏 지배하고 다스리도록 내어드리는 모습에 있습니다. 확실하게 거듭난 사람은 인생의 주도권이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 곧 천국은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즉 내 인생을 하나님께서 지배하시고 다스릴 때, 내 인생의 주도권이 나 자신이나 세상 것이 아닌 하나님께 있을 때, 바로 그곳이 천국이 되는 것입니다.
에릭 프롬(Erich Seligmann Fromm)은 그의 저서 “소유냐 존재냐”를 통해 “현대인은 소유하고 소비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 한다.” 말했습니다. 소유와 소비의 노예로 전락하고 만 현대인들의 허무한 삶을 지적한 말입니다. “하프 타임(Harf Time)”이란 책을 쓴 밥 버포드(Bob Buford)가 한 말입니다. “인생 전반부는 성공을 목적으로 살았지만, 후반부는 아름다운 의미를 목적하고 실현하는 삶을 살자.”라고 했습니다.
자유 하면 마음대로 하는 것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참된 자유는 내 마음대로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바른 삶을 살지 못하게 하고, 죄를 짓게 하는 유혹이 있을 때 그것을 뿌리칠 수 있는 것이 참 자유입니다. 이 세상과 정욕은 풀과 꽃과 그림자와 아침 안개처럼 모두 지나가는 임시적인 것들, 헛된 것들입니다. 늘 빚진 자임을 잊지 아니하고, 영적인 삶의 비중을 육적인 삶의 비중보다 더 크도록 삶의 체질을 바꾸고, 임시적인 것들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모시고 동행하고, 하나님께서 기뻐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