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는 만물을 창조하신 분이십니다. 인간을 특별히 만물의 영장, 곧 으뜸인 존재로 만드셨습니다. 그리고는 인간에게 땅을 정복하고, 모든 생물을 다스리는 권한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정복당하고 다스림을 받아 살고 있습니다. 물질이 하나님의 자리를 궤 차고 있고, 인간이 하나님 중심이 아닌 물질 중심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질이 우상이 되었습니다. 물질의 노예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것이 인간의 비극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벌고 많이 소유하려다 보니 정작 소중했던 것들을 잃고서 살고 있습니다. 행복을 위해 돈을 번다고 하지만 정작 소중한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을 희생하고, 많은 스트레스 가운데 일하면서 어느새 행복이 저 멀리 달아나 있음을 보곤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 안을 살펴볼 때 어떻습니까? 필요 이상의 것들을 소유하고 있음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더 나은 것, 더 많은 것, 더 편리한 것을 찾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아등바등하는 삶이 끊이지 않습니다. “더”를 충족하기 위해 과소비를 합니다. 그에 따라 더 많은 돈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쉴 틈 없이 돈을 벌어야 하고, 괴로워하며 일을 해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미니멀리즘(Minimalism)이란 말이 있습니다. 1960년대에서 1970년대에 미국의 시각예술과 음악을 중심으로 일어난 “단순함을 추구하는 예술 및 문화 사조”입니다. 미니멀리즘은 모든 기교를 삼가고 근본적인 것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예를 들어 미니멀리즘 미술작품은 작가의 감정, 이념을 작품에 표현하거나 상정하지 않고, 작품의 가장 순수하고 본질적인 근원에 중점을 둡니다. 미니멀리즘을 인간의 일상의 삶의 측면에서 정의한다면 필요로 하는 최소의 것만 소유하고, 최소의 것만 소비하자는 사조입니다.
세계에서 주식의 시가총액이 1위인 기업,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와 17년간 함께 일했던 켄 시걸(Ken Segall)은 “스티브 잡스가 거둔 최대의 업적은 맥이나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가 아니다. 그는 일찍이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무언가를 성취했는데, 그건 바로 단순함(simplicity)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애플에서 만든 대부분의 기기가 one touch, 즉 단순하게 명령을 내려 사용할 수 있다는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많은 일들, 많은 소유로 인하여 복잡한 가운데 살아가다 보니 생활 주변이 늘 어질러져 있습니다. 삶이 늘 복잡하다 보니 심리적으로 단순한 것을 볼 때 안정감을 얻고, 단순한 것이 좋아지게 마련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인간의 그와 같은 심리에서 영감을 얻고 단순함에 전부를 걸지 않았겠나 추정해봅니다.
본래 복잡한 것인데, 그것을 단순하게 만들려면 엄청나게 생각하고, 정교하게 갈고 닦아야 합니다. 누구든 단순해지자고 말하는 것은 쉽지만 실제로 단순해지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세계에서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만든 비결이 바로 단순함에 있습니다. 그러나 그 단순함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단순함에 전부, 곧 사활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일본에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 한 마리도 못 잡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어떻습니까? 두 마리 토끼가 아니라 세 마리, 네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합니다. 결과는 한 마리 토끼도 제대로 잡지 못합니다. 알고 보면 한 마리 토끼를 잡는 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집중해야 합니다. 다른 토끼들에 대한 생각을 버리고 단순하게 한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전념해야 합니다.
삶의 질을 높이려면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 즉 단순한 삶(simple life)을 훈련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미니멀 라이프의 핵심은 ‘더’를 버림으로 이룰 수 있습니다. [어린 왕자]라는 책을 쓴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ery)는 “완벽함이란 더 보탤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뺄 것이 없을 때를 가리킨다.”. 노자(老子)는 “학문의 길은 하루하루 쌓아가는 것이지만, 도(道)의 길은 하루하루 없애 가는 것이다.”라고 각각 의미심장(意味深長)한 말을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감히 그 누구,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오고 가는 인류 역사에 끊임없이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근거가 단순함에 있습니다. 예수님의 생각, 삶의 목적, 말, 행동 등 모든 것이 시종일관(始終一貫) 오직 하나님께 맞춘 삶이었습니다. 다른 것에 기웃거리지 않았고 아주 단순했다는 것입니다. 복음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救主)로 믿으면 구원받는다’는 것입니다. 복음이 오고 가는 인류 역사에서 쉼 없이 전파되고 있고, 영향을 주고 있는 힘이 단 한마디로 표현된 단순함에 있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전 13:13).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인간이 지음 받은 목적입니다. 하나님을 잘 경외하고, 예수님처럼 하나님께 초점을 맞춘 삶을 살기 위해 삶을 단순하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