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행 선교사들…막막한 주거공간에 대안되길"
밀알복지재단, 은퇴선교사 국내 거주 돕는다
교계 안팎으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방역체계 전환이 탄력을 얻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국내에 귀국하는 선교사들이 늘어난 상황이다. 문제는 이들이 머물 공간이 마땅치 않아 위드 코로나 시대 이들이 생활할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밀알복지재단(이사장 홍정길)이 선교사들을 비롯해 은퇴 목회자나 일반인들이 머물 수 있는 노인주거공간을 마련했다.
코로나 속 귀국 선교사 증가…노후 돕는 주거공간 ‘주목’
“코로나19로 국내에 계속해서 머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지만, 거주 공간이 없어 고시원에서 생활해왔습니다.”
아프리카 모잠비크를 비롯해 선교지 곳곳에서 30여 년을 사역해온 이혜경 선교사는 지난해 건강 상의 문제로 귀국했지만, 코로나19로 하늘 길이 막혀 다시 선교지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
막상 한국에 머물게 됐지만, 1년 넘게 마땅한 거주공간을 찾지 못해 현재는 좁은 고시원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이 선교사는 “인근에 한국인 한 명 볼 수 없었던 모잠비크에서도 복음을 전하겠다는 소명 하나로 선교 사역을 감당해왔지만, 한국에 와도 집과 의지할 사람들이 없어 공허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혜경 선교사는 우연한 계기로 밀알복지재단 생명의빛홈타운을 알게 돼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 선교사는 “한국인의 얼굴에 한국어로 말하는 사람들이 나의 주민이 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위로되고, 회복이 되는 기분”이라며 “아직 미래지만 생각만 하면 감격스럽다”고 울먹였다.
이에 생명의빛홈타운 김달근 원장은 “하나님 나라를 그리고 소망하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만들어 갈 일들이 기대된다”며 “하나의 공동체로서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선한 사역들이 펼쳐지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경기 가평군 설악면에 위치한 노인복지주택 생명의빛홈타운(원장 김달근)은 은퇴 선교사를 비롯해 목회자나 어르신 등 만 60세 이상 노인을 위한 거주 공간이다.
밀알복지재단이 이들의 노후를 돕기 위해 마련한 이 공간은 완공 기간만 약 5년이 걸렸다. 전체 면적은 약 5,800평 규모로 예배당과 운동시설, 도서실, 식당, 산책로 등 입주자를 위한 시설이 마련됐다. 만60세 이상 선교사와 은퇴 목회자, 일반인 등 개인이나 부부 단위로 거주 가능하다.
입주자들에게는 협력 병원을 통한 정기적인 진료 서비스가 제공되고 간호사도 상주 예정이다. 입주자들의 수요에 맞춘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도 운영되며 언어, 악기, 목공 등 동호회 활동도 지원된다. 입주는 오는 11월부터 시작되며, 층별 12세대씩 총 36세대가 머물 수 있다.
김달근 원장은 “주변에 다문화 가정이 많아 이들을 향한 섬김 사역을 펼치고, 예배와 소모임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크리스천들이 은퇴 후에 일반인이나 선교사들이 함께 모여서 어떻게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 갈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며 “한국교회나 크리스천들에게 도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밀알복지재단 홍정길 이사장은 “생명의빛홈타운은 사회복지 영역에서 국·내외적으로 이미 그 진정성과 전문성으로 든든한 신뢰를 얻고 있는 밀알복지재단이 운영해 입주자 노후의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들기 위한 통합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며 “인생 후반을 의미 있고 평안하게 살고자 하시는 분들의 많은 신청을 기다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