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9장42절에 “누구든지 나를 믿는 이 작은 자들 중 하나라도 실족하게 하면 차라리 연자 맷돌이 그 목에 매여 바다에 던져지는 것이 나으리라” 했습니다. 이는 나의 언행으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믿음이 손상되게 하고, 실족케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됨을 말해주는 말씀입니다. 사실 본의 아니든 본의든 상대방의 입장이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고, 부담주고, 마음 상하게 하는 말, 상처 주는 말을 적지 않게 하면서 사람들을 실족케 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실족케 한다는 것은 넘어지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타인을 실족케 하는 일이 적지 않은데, 그렇게 할 것 같으면 수체 연자 맷돌을 목에 매어 바다에 던져지는 것이 더 낫다 했습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이 세상에 연자 맷돌을 메지 않을 사람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연자 맷돌이란 곡식을 가는 두 개의 맷돌 중 위에 있는 맷돌을 가리킵니다. 문자적으로는 나귀 맷돌로서 손으로 돌리는 맷돌에 비해 나귀에 메어 돌리는 커다란 맷돌입니다.
이어지는 막 9장 43절로 47절에 같은 내용이 약간씩 다르게 반복적으로 나옵니다. “43 만일 네 손이 너를 범죄하게 하거든 찍어버리라 장애인으로 영생에 들어가는 것이 두 손을 가지고 지옥 곧 꺼지지 않는 불에 들어가는 것보다 나으니라 44 (없음) 45 만일 네 발이 너를 범죄하게 하거든 찍어버리라 다리 저는 자로 영생에 들어가는 것이 두 발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나으니라 46 (없음) 47 만일 네 눈이 너를 범죄하게 하거든 빼버리라 한 눈으로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두 눈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나으니라”고 했습니다. 문자 그대로 적용한다면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의 손과 발을 찍어버려야 하고, 눈을 빼버려야 합니다. 나중엔 손과 발, 눈뿐만 아니라 우리의 몸에서 남을 것이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인간의 몸에서 인간으로 하여금 범죄케 하는 가장 대표적인 기관으로서 말하는 입과 손과 발, 그리고 눈을 들어 말씀했고, 그 네 지체를 잘 다스려야 함을 말씀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와 같은 말씀을 들려주시면서, 막 9장50절의 “소금은 좋은 것이로되 만일 소금이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이를 짜게 하리요 너희 속에 소금을 두고 서로 화목하라 하시니라”고 결론을 맺고 있습니다. 소금은 예수님을 따르는 무리에 속하지 않으면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사역하는 사람, 또 어린아이 같이 연약한 사람이 시험 들지 않도록, 실족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격려하는 언행, 남을 자신보다 더 낫게 여기는 겸손, 사랑, 절제와 경건, 자기희생 등으로 나타나는 삶의 행위를 가리킵니다.
소금의 역할은 자신이 녹아 없어짐으로, 즉 희생으로 첫째 맛을 냅니다. 둘째, 상하지 않고 썩지 아니하는 방부제 역할을 합니다. 셋째, 연수기에 넣어 센물을 부드럽게 하는 유연제 역할을 합니다. 구약에서 모든 소제물에는 소금을 넣으라 했습니다. 소제물은 곡식과 채소를 드리는 것인데, 뻣뻣한 배추는 소금을 넣어 부드럽게 만들어 드려야 합니다. 뻣뻣한 자신의 혈기를 죽여야 합니다. 목이 곧은 이는 목을 숙일 줄 알아야 합니다. 어깨에 힘을 주는 사람은 힘을 빼야 합니다. 눈이 높은 사람은 눈높이를 낮추어야 합니다. 잘 났다고 하는 사람, 교만한 사람은 소금을 치듯 하여 겸손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교만한 사람을 물리치시고 겸손한 사람을 들어 사용하십니다. 넷째, 인체의 혈압을 균형 있게 만들어 주는 인체의 핵심 구성 요소입니다. 그렇게 소금은 많은 곳에 매우 긴요히 쓰이고 있습니다.
녹을 줄 모르는 소금은 소금이 아닙니다. 소금이 녹아 사라지는 듯해도 그 본질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 맛을 내고, 신선함을 유지케 하고, 부드럽게 하고, 균형을 유지하게 합니다. 예수님이 소금을 두고 화목하라고 하신 말씀은 자기를 죽여 맛난 삶을 살고, 공동체를 밝게 하고, 부드럽게 하고, 균형 있게 하여 화목한 공동체, 화목한 관계를 만들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어디를 가든지 소금처럼 녹아 없어져, 생명을 살리고 공동체를 살리는 예수님의 향기를 품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들려주시고자 한 것, 깨우치시고자 한 것이 있습니다. 예수님,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가 모든 사람을 향해 쉼 없이 힘써야 할 것이 선한 생각, 선한 의도, 선한 말과 행동입니다. 한 마디로 선한 삶이란 사실입니다. 소금이 맛을 잃으면 있으나마나 한 것이 됩니다. 소금은 맛을 위해 존재합니다. 그렇듯이 믿음으로 사는 우리의 존재 의미는 하나님과 타인을 향한 선한 삶에 있습니다. 우리가 선한 삶을 살 때, 그러한 우리를 통해 예수님과 예수님이 전해주신 사랑과 복음과 구원이 사람들에게 전하여집니다. 우리가 선한 삶을 살 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하나님을 영광되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바로 알아야 할 것은 이 세상의 것들을 얼마나 많이 소유하고 누리느냐가 복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쉼 없이 선한 삶을 힘쓰느냐가 복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