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노예 제도에서 노예였던 흑인들의 신앙은 대체로 초월주의적인 신앙이었습니다. 저들은 이 땅에서의 삶이 너무나 힘들고 괴로웠기 때문에 죽은 후의 영원한 세상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나 6·25 동란 때 그리고 보릿고개로 굶어 죽는 사람들이 있었던 60년대에 신앙적인 관심이 땅과 세상이 아닌 천국과 하늘나라였습니다. 그러나 70년대에 들어서면서 새마을 운동이 시작되고, 소득이 높아지고, 세상에서의 삶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면서부터 예수 믿는 사람들의 관심이 점점 하늘나라로부터 이 세상 나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인간이 하나님께 “인간에게서 가장 놀라운 점이 무엇인가요?”라고 여쭈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돈 벌기 위해 건강을 잃어버리는 것, 그리고 건강을 되찾기 위해 돈을 잃는 것이고, 또 한 가지 미래를 염려하느라 현재를 놓쳐 버리는 것, 그리하여 현재도 미래도 잘 살지 못하는 것”이라 말씀했습니다. 지어낸 말이지만 참으로 진지하게 곱씹어야 할 말이지 않습니까? 나의 삶은 어떠한가요?
많은 목회자가 교회의 건물을 누가 더 크게 짓나 경쟁합니다. 지난 2018년 교회 건물의 무리한 건축으로 빚더미에 오른 교회들의 경매가 속출했고, 해마다 무리한 건축으로 파산에 이르는 교회가 속출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20년 6월 24일, 기독공보에 실린 내용으로서 한국의 가장 큰 교단 두 개 중 하나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총회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1년 안에 약 1000여 개의 교회가 사라질 것이라 전망했고, 2020년 8월, 기독일보에 실린 내용으로서 경매사이트에 등록된 대형 교회가 180개라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무엇이 중요합니까? 눈에 보이는 교회 건물의 크기보다도 보이지 않는 성전인 우리 자신을 바르게 세우고 든든히 세우는 것입니다.
법 역사학 교수이자 사회학자이며 신학까지 공부한 프랑스의 사상가 자크 엘룰(Jacques Ellul)이 쓴 <뒤틀려진 기독교>라는 책이 있습니다. 오랜 세월 흐르면서 기독교가 변질하여 원래 예수님이 원하셨던 기독교가 아니라 뒤틀려진 기독교가 되었고, 그래서 바른 진리가 왜곡되고 전혀 진리가 아닌 것들이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매우 중요한 지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언제나 ‘나는 하나님 앞에 있다.’는 것입니다. 라틴어로 ‘Coram Deo’라고 합니다. ‘내가 예배를 드릴 때, 나가서 일을 할 때 하나님 앞에 있다, 내가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때, 혼자 방에 있을 때 하나님 앞에 있다’는 생각을 갖고서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 앞에 있는 자라는 의식을 갖고 바르고 의로운 삶을 사는 사람에게 반드시 함께하여 주시고, 복을 내려주십니다.
서양 사람들에게 잠자다 죽을래 아니면 암에 걸려 죽을래 하면 80% 이상이 암에 걸려 죽겠다고 대답한다고 합니다. 반면 한국 사람은 80% 이상이 자다가 죽는 것을 선택한다고 합니다. 여러분께서는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왜 서양 사람들이 암을 선택하겠습니까? 죽음을 준비할 시간을 갖기 위함 때문이라는 대답이 나왔습니다. 한국 사람은 고통 없이 편하게 살다가 죽는 줄도 모르게 죽기를 원합니다. 뇌졸중이 무서운 것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순식간에 생명이 끝나거나 전신 또는 반신을 못 쓰는 질병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안에서 죽음을 준비할 시간을 갖는다는 것, 살아왔던 삶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 인생을 마감하기 전 자녀들에게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남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은 참으로 복된 것입니다.
망하고 무너질 회사의 주식을 사들이는 바보는 없습니다. 망하지 않고 무너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흥하고 번성할 회사에 투자하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마찬가지로 이 세상에서 살아가되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될 이 세상, 잠시 잠간의 이 세상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투자하면 안 됩니다. 무너지고 망할 것에 욕심부리며 집착하는 것은 어리석은 모습입니다. 이 세상에 대한 투자가 영원한 세계, 곧 본향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투자보다 더 크거나 앞서서는 안 됩니다. 영원한 세계, 곧 본향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투자만이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종말이 되었든 세상의 종말이 되었든 모든 것이 없어지게 될 날이 매일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떠한 사람이 되어야 마땅할까요? 세상에 많이 쌓아두는 일에 집착하거나 all in 하지 말고, 한 생명이라도 회개하고 구원에 이르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받드는 사람, 언제나 하나님 앞에 있음을 알고 언행심사를 반듯하게 하는 사람, 다음 세상인 하나님의 나라를 의식하여 거룩한 행실과 경건함, 점과 흠이 없는 삶으로 잘 준비하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