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장(猛將)보다 지장(智將)이, 지장(智將)보다 덕장(德將)이, 덕장(德將)보다 운장(運將)이 낫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전쟁을 치를 때 용맹스러운 장수보다 지혜로운 장수가 낫지만, 그보다 덕스러운 장수가 낫고, 가장 좋은 것은 운이 좋은 장수라는 말입니다. 이는 아무리 능력 있고, 지혜롭고, 덕스러워도 운이 나쁘면 패배함을 가리킵니다. 또 기삼운칠(技三運七)이란 말도 있습니다. 성공의 요인 중 실력이 3할이라면 운은 7할이라는 말입니다. 이는 운이 좋으면 성공하고 운이 나쁘면 성공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하나님을 모르니까 운이라고 표현하는 것이지 믿음의 관점, 영의 세계 측면에서 말한다면 운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믿는 우리는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운이란 말을 생각이나 입에 담아서는 안 됩니다. 운이란 말을 반드시 하나님의 은혜라는 말로 바꾸어 사용해야 합니다.
중국의 만리장성(萬里長城)은 높이가 8.5m, 폭이 밑에는 6.5m, 위에는 5.7m이고, 성의 길이가 2,700km입니다. 중간에 갈라져 나온 가지까지 합하면 실제로 6,400km나 됩니다. 만리장성은 진시 왕이 중국을 통일한 후 북쪽에서 내려오는 흉노족을 막기 위해 쌓았습니다. 그러나 진시 왕 때는 그렇게 길지 않았는데, 명나라 때 몽골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을 쌓은 것이 오늘날 규모의 것이 되었습니다. 만리장성을 쌓는데 엄청난 시간과 노동력이 들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만리장성을 쌓는 일에 동원된 사람은 죽을 때까지 그 일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지어진 만리장성이 여러 차례 적군의 침공을 받았지만, 성문이 한 번도 부서지지 않았습니다. 만리장성이 견고하게 지어졌기 때문이 아닙니다. 적들이 공격하면서 성문을 지키는 문지기들을 돈으로 매수하여 문을 열게 한 후 유유히 걸어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사실은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이 투입되고, 죽어가면서까지 수고하고 애쓴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리는, 인간의 경영이 얼마나 허무한지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솝우화(The Complete Fables by Aesop)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욕심 많은 여우가 어느 날 포도원 주위를 맴돌다가 탐스럽게 익은 포도 열매를 봅니다. 어떻게 하든 안으로 들어가려고 방법을 모색하다 작은 구멍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그 구멍으로 도저히 들어갈 수 없음을 알고 사흘을 굶어 자기 몸을 날씬하게 만들어 들어갔습니다. 먹고 싶은 만큼 실컷 포식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밖으로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배가 불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시 사흘을 굶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먹기 위해 굶고, 먹었기 때문에 굶어야 하는 모습이 우화 속의 여우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람들에게도 해당합니다.
전해드린 만리장성 이야기나 이솝우화는 하나님께서 지키지 아니하고 세우지 아니하면 사람의 모든 수고가 허사가 되고 만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시지 아니하면 제자리걸음이게 되든지 아니면 후퇴하게 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면(시 127:1)에서 집은 히브리어로 '바이트(בַּיִת')인데, 인간의 재능, 노력, 실력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수고 한다'는 '하말(עָמַל')이란 말은 무거움, 지치게 하는 고통이라는 뜻입니다. ‘헛되다’라는 히브리어 '솨우(שָׁוא שַׁו')는 '거짓되다'의 의미입니다. 창 11장에 바벨탑이 허물어진 사건이 나옵니다. 바벨탑의 역사는 하나님 없이 건설된 역사, 하나님 없이 건설된 문화, 하나님 없이 건설된 국가, 하나님 없이 살아가는 인생의 종말을 보여줍니다. 하나님 없는 인생, 하나님 없는 우리의 능력과 노력과 수고는 바벨탑 같이 무너져 내리고 맙니다. 그러므로 만사의 성패(成敗)가 사람에게 달린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생사화복권자(生死禍福權者)이신 하나님, 만물(萬物)과 만사(萬事)의 주권자(主權者)이신 하나님께 달려있습니다.
“1 주님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집을 세우는 사람의 수고가 헛되며, 주님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된 일이다. 2 일찍 일어나고 늦게 눕는 것, 먹고 살려고 애써 수고하는 모든 일이 헛된 일이다. 진실로 주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사람에게는 그가 잠을 자는 동안에도 복을 주신다.”(시 127:1~2, 새번역). 말씀에서 공통된 의미의 문장들이 세 개가 있습니다. “집을 세우는 사람의 수고”, “파수꾼의 깨어 있음”, “일찍 일어나고 늦게 눕는 것 먹고 살려고 애써 수고하는 모든 일” 들입니다. 그 말씀들은 자본, 지식, 능력, 경험 등 인간이 지니거나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대변해 주는 말씀들입니다. 인간이 모든 자원을 동원할지라도 복의 근원이신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지 않으면 헛수고라는 것입니다. 반면에 “잠을 자는 동안에도 복을 주신다.”는 말씀은 일찍 일어나지 못하고, 늦게까지 일하지 않더라도, 즉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잠을 자는 동안에도 하나님께서 복을 주신다는 것입니다. 즉 복이라고 하는 것이 인간이 수고한 것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복의 근원이신 하나님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