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11월 19일, 서울 강변교회에서 나의 목회 비전이란 제목으로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세미나가 있었습니다. 당시에 소위 급성장하는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강사가 되어 목회 비전을 전했습니다. 마지막 강사로 노량진교회 원로이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전 총회장인 림인식 목사가 강단에 서서 그저 짧게 몇 마디 던지고 강단을 내려갔습니다.
목사님은 “20년간 집사람에게 생활비도 안 주고 교회에서 주는 쌀과 연탄으로 살았습니다. 교회가 손해나는 일은 죽어도 안 하고 교회가 유익한 일은 죽어도 했습니다. 다른 것 다 없어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생의 살아온 목표는 단 하나 목회 성공뿐이었습니다. 다시 태어나는 일이 있어도 하나님께서 목사를 시켜주신다면 가장 감사할 것 같다.”라고 고백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목회 성공만 바라고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생활도 버렸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니 결국 완전한 실패였습니다. 목회를 성공했느냐 물으면 성공 못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바닷가의 모래, 하늘의 별같이 많은 사람이 왔다 가지만 인생의 성공자가 단 한 사람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목회를 성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결국 목회에 성공이 없음을 깨달았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 목회는 성공의 기준이 없는 것입니까?’라는 물음에 목사님은 “분명히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주님의 요구와 평가, 주님의 뜻에 목회를 맞추는 것, 나는 죽어버리고 오직 주님께서 기뻐하고 명령하고 역사하는 대로 따라가는 것, 이것이 첫째요 둘째요 셋째입니다. 목회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되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서 “부족한 나를 위해 울고 회개하고 최선을 다했다면 교인들도 하나님의 사람이 됐을 텐데 업적에 관심을 두었기에 주님께서 만족하지 아니하셨습니다. 되풀이할 수만 있다면 다시 하고 싶은 후회만 남은 목회입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목사님은 고백에서 목회에는 성공이 없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목회의 성공 기준이 있다라는 모순된, 앞뒤가 맞지 않는 표현을 했습니다. 그렇게 말한 것은 율법을 완전하게 지킬 수 있는 사람이 없듯이 목사님이 제시하는 목회 기준 역시 완전하게 지킬 수 있는 목회자가 없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보면 어려운 목회를 하는 목회자와 협력하는 성도들에게 위안이 되는 말씀이지 않겠나 싶습니다.
목회를 잘 감당하기 위해, 또 성공하는 신앙생활을 이루어 가기 위해 기준이 될만한 몇 가지를 제시합니다.
돈 한 푼 없이 오직 기도와 그 응답으로 2000여 명의 고아를 먹여 살렸고, 1만여 개의 고아원을 돕고 보살폈던 조지 뮬러(George Müller) 목사에게 사람들이 몰려와 “그렇게 능력 있는 삶을 사는 비결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조지 뮬러 목사는 “능력이라니요? 제게는 오직 죽음만이 있습니다. 나는 예수님을 만나 예수님을 알기 어느 순간부터 죽었고, 그 이후로 세상과 죄악 등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아니하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죽었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모든 능력의 원천, 모든 문제 해결의 비결이 문제 많은 나의 죽음에 있습니다. 죽어야만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의를 이룰 수 있습니다. 나의 죽음이 전제된다면 목회를 잘 감당할 수 있고, 신앙생활을 잘 이루어 갈 수 있습니다.
미국의 화폐인 달러에 나오는 인물의 대부분이 대통령입니다. 대통령 아닌 사람이 딱 두 사람 있습니다. 10달러짜리에 나오는 알렉산더 해밀턴(Alexander Hamilton)과 100달러짜리에 나오는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입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미국 독립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사람으로서 미국 건국의 아버지(Founding Fathers)로 불립니다. 그가 노년에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뒤돌아보며 남긴 세 마디 말이 있습니다. 첫째, “내 마음대로 안 되더라”. 둘째, “결국 하나님께서 당신 마음대로 하시더라”. 셋째, “그 하나님을 즐거워하며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만큼의 성공과 행복이 있더라”는 겁니다. 하나님을 즐거워하며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 깨닫고자 힘쓰고, 나의 뜻이나 욕심을 내려놓고, 깨달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나갈 때 목회를 잘 감당할 수 있고, 신앙생활을 잘 이루어 갈 수 있습니다.
한국의 어느 한 목사가 미국의 부흥하는 교회들을 탐방하던 중 그레이스 커뮤니티 교회(Grace Community Church)를 방문했습니다. 담임목사인 존 맥아더(John F. MacArthur) 목사를 만나 목회하면서 성공했던 것과 실패했던 것을 말씀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존 맥아더 목사는 “내가 한 것은 다 실패였고, 예수님께서 하신 것, 예수님 안에서 한 것은 다 성공이었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만사를 예수님 안에서 행할 때 목회를 잘 감당할 수 있고, 신앙생활을 잘 이루어 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숫자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숫자와 상관없이 사람이 바르게 세워지는 곳에 있습니다. 1당 100, 1당 1000 이상을 할 수 있는 영향력 있는 바른 사람을 세우는 것이 진정한 부흥입니다. 소돔과 고모라 성에서 의인 열 명을 찾으시고, 예루살렘 도성에서 의인 한 명을 찾으시던 하나님께서 영향력 있는 바른 사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는 자아가 죽은 사람, 하나님을 즐거워하며 하나님의 뜻을 따라가는 사람, 만사를 예수님 안에서 행하는 사람을 찾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