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능력의 원천

     옛날 우화 중에 다섯 손가락 이야기가 있습니다. 다섯 손가락이 함께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데, 어느 날 첫째 손가락이 “얘들아, 내가 엄지니까 최고야.”라고 자랑을 하는 것입니다. 가만히 옆에서 듣고 있던 둘째 손가락이 이에 질세라 ”무슨 말이야, 무언가를 가리킬 때는 내가 제일 많이 사용된다고.“ 하며 자랑을 했습니다. 셋째 손가락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손가락들을 쳐다보며 ”너희들 웃기는 구나? 한번 키를 재보자. 누가 제일 크니? 우리 중에 나보다 더 큰 손가락이 있으면 나와봐! 내가 제일 크다!”라고 하며 으스댔습니다. 넷째 손가락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 너희들 말을 내가 다 인정한다. 그러나 약혼이나 결혼 같은 귀중한 사랑을 서약할 때 내 손가락이 사용되는 거 알지?”라고 하며 잘난 체 했습니다. 손가락들은 모두 다 자기 자랑을 한 가지씩 내놓았지만, 마지막 남은 다섯째 손가락은 내놓을 자랑거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마지막 손가락이 당당히 큰소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야, 나 없으면 병신이다.” 

     <다섯 손가락 이야기>는 우리가 사는 시대를 잘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현대를 자기 PR(Public Relations) 시대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할 수만 있으면 자기를 자랑하고, 자기를 홍보합니다. 복잡한 현대에서 개인이나 기업이나 나라나 한결같이 ‘자기 PR’은 필요하기도 하고 실제로 중요합니다. 보통 ‘자기 PR’의 특징은 대부분 이루어놓은 업적, 특기나 취미 등과 같은 장점들을 내용으로 합니다. 일반적으로 단점을 PR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약 2,000여 년 전에 활동하던 사도 바울은 달랐습니다. 여러 가지 대단하게 자랑할 만한 것들이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기고, 오히려 가시, 약점을 드러내놓고 자랑했습니다. 

     한 심리학자의 조사에 의하면 사람들 중에서 95% 내외 즉 대부분의 사람이 열등감이라는 가시를 갖고 산다고 합니다. 나의 삶을 돌아볼 때 열등감 외에도 나이 많아지면서 오는 쇠약해짐, 건강의 장애, 가족 간 불화, 자녀 양육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음, 생업이나 학업의 어려움, 인간관계의 손상, 진로나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 등 이런저런 가시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깨닫고 보면 가시는 하나님께서 주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가시를 주시는 데는 그만한 이유, 목적이 있습니다. 

     첫째,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고후 12:7). 육체의 가시는 마치 자동차의 브레이크와도 같습니다. 자동차에 브레이크가 없어 마냥 질주하기만 한다면 사람을 죽이고 본인도 죽는 무서운 사고, 감당할 수 없는 사고가 일어나고 맙니다. 가시는 브레이크처럼 교만하지 아니하고 겸손하도록, 더 큰 복을 받고 잘되도록 조절해 주는 도구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나에게도 가시, 약점을 주셨습니다. 그것을 통해 나를 제어하십니다. 겸손하게 만드십니다. 나를 하나님의 은혜 안에 거하게 하십니다. 이제 나의 삶에 가시가 있을 때 그것이 하나님께서 나를 성장 성숙하게 하기 위해 허락하신 것임을 알고, 불행으로 여겨, 불평하고, 낙심하고, 절망하며, 원망해서는 안 됩니다. 나를 새롭게 하고, 깊이 있게 하고, 더 나은 복을 주기 위한 하나님의 은혜임을 알고, 가시 앞에 겸손해질 수 있어야 합니다. 가시로 인하여 겸손해질 때 비로소 가시의 문제가 해결되는 역사가 일어납니다. 

     둘째, 기도하게 하기 위함입니다(고후 12:8). 사도 바울은 가시, 고난, 약점 앞에서 기도했습니다. 만일 가시나 약점으로 기도할 수 있고 하나님과 가까워질 수 있다면 그 가시나 약점은 큰 복입니다. 반대로 번영과 일신상의 안일이 나에게서 기도를 빼앗아 가고, 믿음을 빼앗아 가고, 영성을 빼앗아 가고, 아름다운 인간성을 빼앗아가 버리거나 하나님과 멀어지게 만든다면 그것들이 오히려 화가 됩니다. 

     셋째, 예수님의 능력이 머물게 하기 위함입니다(고후 12:9). 하나님의 능력, 예수님의 능력, 성령님의 능력을 맛보고 누림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가시를 통해 나 자신의 연약함을 알 때, 나의 한계를 알 때입니다. 미국의 16대 대통령이었던 에이브럼 링컨(Abraham Lincoln)은 “인생은 위로부터 주어지는 힘에 의해 움직여진다.”라고 했습니다. 보이는 이 세상의 것이 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세계가 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것입니다. 가시를 통해 우리의 연약함과 한계를 인정하며 나아갈 때 그 위로부터 주어지는 하나님의 힘을 덫 입게 되고 능력 가득한 생이 됩니다. 예수님의 최고의 능력은 자신을 십자가에 내어주심, 십자가에서 죽으심이라고 하는 가시에 있습니다. 그 가시로 인간과 세상을 정복하고 인간 구원을 이루셨습니다. 또한 인간의 영원한 숙제인 죽음을 이기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해 주셨습니다. 

     가시, 고난, 약함에는 나를 향한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복이 담겨 있습니다. 가시는 하나님의 능력의 원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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