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바니아 대학교, 심리학과의 길슨(M. Gilson) 교수가 한 가지 실험 보고를 했습니다. 구멍 두 개에 두 눈을 대고 상자 속을 들여다보게 했습니다. 상자 속에는 두 장의 사진이 나란히 들어있었습니다. 하나는 슬픈 얼굴이고, 하나는 기쁘고 밝은 얼굴의 그림입니다. 두 구멍을 통해 그림을 본 사람들의 의견이 달랐습니다. 어떤 사람은 슬픈 얼굴이 보인다 했고, 어떤 사람은 기쁜 얼굴이 보인다 했습니다.
연구를 통해 길슨 교수는 사람의 시각 차이가 바로 그 사람의 마음의 차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세상을 부정적이고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에게는 슬픈 얼굴의 그림이 눈에 들어오고, 세상을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자세로 보는 사람의 눈에는 기쁜 얼굴의 그림이 들어온다는 것입니다. 길슨 교수는 연구를 통해 “행복과 불행의 요인은 그 사람의 마음에 갖고 있는 생각, 곧 관점이다.”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들, 딸, 모두 시집, 장가를 보낸 60대 어느 여자분이 어릴 때 친구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야기를 합니다. “얘들아, 우리 집에 며느리가 잘못 들어온 것 같아! 어떻게 된 애가 오전에는 운동한다고 수영장에 가고, 오후에는 미장원에 가고, 그리고 동창들 만나서 수다 떨고, 쇼핑만 하고는 집구석에 통 붙어 있지를 않아. 살림을 하는 건지 마는 건지 도대체 모르겠더라구”, 한참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다시 그 분이 또 입을 열어 말합니다. “얘들아, 우리 딸은 정말 시집 잘 갔어. 신랑 잘 만나서 오전에는 수영장에다 에어로빅에다, 오후에는 미장원에도 가고, 친구들도 만나고, 너무 재미있게 살고 있어.”라고 하더랍니다.
며느리나 딸이나 같은 생활을 하고 있지만, 며느리에 대해 사랑의 마음이 없기에 살림을 내팽개치고 싸돌아다니는 좋지 않은 모습으로 보는 것이고, 딸에게는 지극한 사랑의 마음이 있기에 아름답고 행복하게 잘 사는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직장이나 사업체에서 돈을 벌어오는 남편의 수고가 얼마나 큽니까? 그런데 많은 아내가 남편의 월급 봉투를 받아 들고서 별로 감사함이 없습니다. 또 남편 뒷바라지, 아이들 양육, 끝없는 집안 살림 등 아내의 수고가 얼마나 큽니까? 그런데 많은 남편이 아내들더러 매일 집에서 뭐하고 있느냐? 라는 애매한 소리나 핀잔을 주며, 아내의 수고에 대해 별로 감사함이 없습니다. 왜 그렇게 되는 것입니까? 서로를 향해 당연히 할 것을 할 뿐이라고 하는 마음가짐 때문입니다. 우리는 뭐든지 당연히 여기는 마음가짐을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당연한 것이라고는 없기 때문입니다. 당연하다는 그 순간부터 문제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아내는 잠든 남편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하다가 남자로 태어나 들을 소리, 안 들을 소리 다 듣고, 피를 말리며 돈을 벌어야 하는지, 돈을 벌어 자기 마음대로 쓰지도 못하고, 가족을 위해 월급봉투 체로 아내에게 갖다주는가?’라는 생각을 하며 안쓰럽고 감사히 여길 수 있어야 합니다. 남편들 역시 살림에 지쳐있고, 살아가는 것에 대하여 늘 염려하는 아내를 보면서 ‘남편인 나를 잘못 만나 고생하니 미안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고 늘 안쓰럽게 여기며, 따뜻한 위로의 말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음은 세상을 보는 눈입니다.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보면 세상이 사랑스럽게 보이고, 미움과 증오의 마음을 가지고 보면 세상이 추하고 저주스럽게 보이는 것입니다. 삶은 반드시 마음에 담아둔 생각을 반영합니다. 어떤 생각을 하느냐, 마음에 무엇을 담아두느냐에 따라 인생이 좌우된다는 것입니다.
마태복음 5장에 기록된 여덟 가지 복을 영어로 ‘Beatitudes’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태도’라고 하는 뜻의 attitude라는 낱말이 나왔습니다. 그러한 사실은 행복의 문제가 환경이나 조건이 아닌 마음의 태도에 달려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여덟 가지 복들인 심령의 가난함, 애통, 온유, 의에 주리고 목마름, 화평, 마음의 청결, 긍휼히 여김은 모두 마음의 태도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 나라의 평균 자살률이 10만 명당 10.9명인 반면 우리의 조국인 대한민국은 그것의 두 배를 훨씬 넘어서는 25.7명입니다. 하루에 36.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방식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2020년까지 2017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OECD 국가 자살률 1위를 기록해 왔습니다. 무한 경쟁 사회 분위기에서의 스트레스로 인한 마음의 병이 가져다준 비극적인 결과치입니다.
요즘엔 대기가 오염되어 공기를 정화하고자 공기 청정기를 설치합니다. 수돗물을 믿을 수 없어 정수기를 사용하거나 물을 사 먹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근원적이고 심각한 것이 무엇입니까? 죄악에 오염된 사람의 마음입니다. 마음은 언제나 모든 문제의 근원입니다. 아무리 교육을 받고, 환경을 새롭게 해도 인간의 마음이 새로워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무릇 지킬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잠 4:23). 그렇습니다. 무엇보다도 마음, 즉 속사람(내면)을 힘을 다해 잘 지킬 수 있어야 합니다. 마음에 따라 삶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