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늦게

요한복음 11장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무슨 병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사로가 병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병이 악화 되어 사경을 헤매고 있는 나사로에게 곧바로 가시지 않고 있던 곳에서 이틀을 머무셨습니다. 소식을 전하는 사람이 예수님께 갈 때 하루, 예수님께서 지체하신 것이 이틀, 예수님께서 나사로 집에 갈 때 하루, 그렇게 모두 4일이 지났습니다. 예수님께서 나사로 집에 도착했을 땐 이미 죽어 무덤에 안장된 지 4일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다짜고짜 나사로의 여 동생인 마르다에게“죽은 오빠가 다시 살아나리라”고 말씀하셨고, 무덤의 돌 문을 옮겨 놓으라 하셨습니다. 그러자 마르다가 “죽은 지가 나흘이 되었으매 벌써 냄새가 나나이다”라고 말합니다. 솔직히 마르다는 예수님께서 죽은 지 4일이나 된 사람을 살리실 수 없다 생각했습니다. 우리도 때론 마르다처럼 될 때가 있습니다.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입으로는 “하나님 믿습니다”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절망적인 상황에 갇힙니다. 그리고는 기도하지 않습니다. 마르다가 죽은 지 4일이나 된 사실을 강조했듯이, 우리도 당면한 문제에 압도되어 우리 예수님의 능력을 간과하거나 망각할 때가 있지 않습니까? 예수님을 믿고 나아가야 할 순간에 마르다처럼 그만 주저앉아서 믿음 없는 말들만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주께서 여기 계셨더라면 내 오라비가 죽지 아니하였겠나이다’, ‘죽은 지가 나흘이 되었으매 벌써 냄새가 나나이다’는 마르다와 마리아 두 자매의 말, ‘소경의 눈을 뜨게 한 이 사람이 그 사람은 죽지 않게 할 수 없었더냐’라고 조문객들이 수군거리는 말들은 예수님께서 인간의 절망과 한계를 넘어서게 하시는 분이신 것을 제대로 모른 데서 나온 말들입니다.
우리는 “믿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보리라 하지 아니하였느냐”라고 하신 예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믿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보리라 하지 아니하였느냐”라고 무덤 문을 열도록 재차 말씀합니다. 돌을 옮겨 놓으라는 말씀은 눈에 보이는 것에 좌우되지 말고, 모든 상황을 바꾸시는 사랑의 예수님, 능력의 예수님을 믿으라는 예수님의 초대입니다. 믿음은 순종입니다.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마르다가 무덤의 돌을 옮겨 놓게 했듯이, 우리가 주님의 말씀을 믿고 순종하는 것입니다. 물론, 내가 무덤의 돌을 옮겨 놓는다고 죽은 자가 살아나는 것은 아닙니다. 나사로를 살리는 것은 어디까지나 예수님께서 하실 일입니다. 우리는 다만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순종하면 됩니다.
예수님의 능력은 무한하십니다. 우리가 믿음과 순종으로 전능하신 예수님께 화합할 때 비로소 예수님의 전능하신 능력, 기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죽어 무덤에 갇혀 있던 나사로와 같이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이 너무 힘들고, 소망이 없어 보이고, 착잡하기 짝이 없으십니까? 돌 문을 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순종했듯이 예수님을 믿고 지금의 상황을 예수님께 내어놓고 맡기고 매달리십시오.
사랑의 영성으로 성자의 삶을 살다간 로버트 채프만(Robert Cleaver Chapman)의 이야기 가운데 하나를 전해드립니다. 어떤 거지가 노신사를 향해 “10센트만 동냥해 주십시오.” 하고 손을 내밀고 구걸했습니다. 말을 마치고 고개를 들던 거지는 그 신사의 얼굴을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 노신사가 바로 18년 전에 헤어졌던 자기 아버지였던 거였습니다. 너무 놀라 뒷걸음질 치는 모습을 본 노신사도 아들의 얼굴을 알아차렸습니다. “너 여기에서 뭘 하고 있니? 내가 너를 18년 동안 찾아다니고 있는데. 10센트? 내가 가진 것이 다 너의 것인데 10센트를 구걸하다니. 아무 말 말고 당장 나하고 가자.” 그렇습니다. 부자 아버지를 둔 사람이 10센트 동냥은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일입니다. 우리는 만물의 창조자요 주인이신 하나님의 자녀인 것을 잊지 마십시오. 복의 근원이시오 전능하신 하나님의 자녀인데 무엇을 걱정하고 두려워 하십니까?
예수님께서 기도하신 후 큰 소리로 “나사로야 나오라”고 외치자 죽은 나사로가 수족을 베로 동인 채로 나오는 소생의 역사가 일어났고, 하나님의 영광을 크게 나타냈습니다.
어떤 사람이 얼음이 덮인 미시시피(Mississipi)강을 건널 때, 얼음이 깨질까 두려워서 조심조심 하며 절반을 건너고 있었습니다. 그때에 흑인이 노래 부르면서 네 마리의 말이 끄는 석탄 수레를 몰고 지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조심조심 건너던 사람이 그제야 안심하고 힘차게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면서 강을 건넜다고 합니다. 예수님은 인생의 든든한 반석이시오, 확실한 나침반이시오, 완전한 보호자이십니다.
지금 우리 모두는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난관에 처하여 있습니다. 이는 나사로가 죽어 매장된 지 4일이 지난 때와 같습니다. 4일 늦게 오신 예수님께서 죽어 매장한 지 4일이 지나 시신이 썩어 냄새가 나고 있는 그 현실에만 갇혀 있지 말라 하셨습니다. 우리 역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지금의 어려움에만 갇혀 있지 말고, 말씀에 순종하여 불안과 염려의 돌문을 치우십시오. 낙심과 절망의 돌문을 열어 젖혀버리십시오. 사랑의 예수님, 전능하신 예수님을 바라보고 믿음으로 나아가십시오. 그렇게 할때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무덤에서 일어나 나아가는 복과 은혜를 넘치도록 누리고 하나님의 영광을 크게 드러낼 수 있습니다.